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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어쩔 수 없었던, 마지막 배웅에 부치는 슬픔의 기록: 나의 반려견,보리에게
    나만의 에세이 2025. 10. 27. 19:21

    ​나의 오랜 친구, 보리. 너를 떠나보낸 그날을 기록하는 이 순간에도, 가슴 속에는 먹구름처럼 슬픔과 좌절이 뒤섞인 먹먹함이 가득하다. 너와 함께했던 많은 시간은, 세상의 어떤 보석보다 빛나고 따뜻한 기억으로 내 삶에 새겨져 있다. 네가 기쁘게 꼬리를 흔들던 순간들, 내 곁에 기대어 깊은 숨을 쉬던 평화로운 밤들, 모두가 어제 일처럼 생생한데, 이제 너는 내 곁에 없다.


    ​너는 나이가 많았고, 네 몸은 이미 여러 번의 계절을 견뎌내느라 지쳐 있었다. 시간이 흐를수록 너의 활기찬 눈빛은 흐려졌고, 걷는 걸음은 힘겨워졌다. 그래도 나는 괜찮을 줄 알았다. 네가 평생 내 곁에 있을 것이라고, 비이성적인 희망을 붙잡고 있었다. 하지만 너의 고통은 매일 밤 나의 귓가에 비명처럼 울려 퍼졌고, 나의 무책임한 바람을 산산조각 냈다.


    ​특히 마지막 며칠은 지옥 같았다. 잠 못 이루는 밤, 네가 고통에 겨워 내지르던 그 날카로운 비명 소리는, 나를 무능력하고 비겁한 보호자로 만들었다. 너의 눈빛은 살려달라는 애원 같기도 했고, 이 고통을 제발 끝내달라는 간절함 같기도 했다. 나는 차마 너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고, 나의 이기적인 미련 때문에 너를 더 이상 고통의 수렁에 방치할 수 없었다.
    ​결국 나는 선택해야 했다. 네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는 길, 마지막으로 네게 줄 수 있는 '안락(安樂)'을. 이 단어만큼 잔인하고 모순적인 단어가 또 있을까. 너에게 평안을 주기 위해, 내가 너와의 이별을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이. 수의사 선생님의 차분한 설명을 들으면서도, 내 손은 떨렸고 심장은 찢어지는 듯했다.


    ​이 결정은 나의 가장 큰 슬픔이자, 가장 무거운 짐이 되었다. '내가 과연 너를 위해 최선을 다했을까?', '혹시 내가 너무 성급했던 건 아닐까?' 수많은 자책과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왔다. 너를 안락사라는 길로 이끈 보호자라는 죄책감은, 아마 평생 나를 따라다닐 것이다.
    ​하지만, 보호자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무거운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. 너의 고통이 너의 삶의 질을 압도했을 때,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은 이제 너를 놓아주는 것뿐이었다. 너의 마지막 순간, 네 이름을 부르며 따뜻하게 안아준 그 품에서, 너는 평온하게 눈을 감았다. 네가 고통 없이 평화로워졌다는 그 사실만이, 지금의 좌절과 절망 속에서 내가 간신히 붙잡고 있는 유일한 위안이다.


    ​사랑하는 나의 보리야. 너와의 이별은 나에게 가장 큰 아픔이지만, 너를 괴롭히던 그 모든 고통에서는 이제 자유롭기를. 너는 내게 와서 삶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가르쳐주고 떠났다. 비록 지금은 이별의 슬픔에 잠겨있지만, 너의 몫까지 열심히 살아가며, 너와 함께한 소중한 시간을 영원히 기억할게. 잘 가, 나의 사랑하는 보리. 부디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, 실컷 뛰어놀렴. 언젠가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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